월동준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월동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 애물단지같은 헤링본맛 커튼부터 갈아 치워야 하는데 도통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전기장판과 러그까지. 모조리 다 바꾸고 싶지만, 돈은 둘째치고 정말로 필요한가 아닌가의 고민에서부터 앞으로 나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의 15FW는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지만 사실 선택이라기보다는 포기하는 것이 많았다. 많을 것이고 많을 수밖에 없다고 덮어 두자 일단은. 이래나 저래나 나는 곧 십 자리가 바뀌고 이불 속은 따뜻하고 샤워기에서는 항상 뜨거운 물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외면하고 있었던 발목의 모래주머니 같은 성가신 일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으니 곧 부딪혀야 할 시간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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