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년 가까이 되어서야 본 모습을 찾게 되었는데 역시 내가 원하던 그것이 아니었다. 알면 알게 될수록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그릇이 이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질타를 하며 쉴드를 치고 있지만 곧 그 쉴드도 흔적 없이 부서질 것이 분명하다. 억지로라도 입을 다물고 무거워지려고 한다. 너무 어렵다. 가볍고 얕은 본질을 숨기기에는 적응되어 버린 현재가 엄청난 고집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너무 어렵다. 오늘도 스스로를 병신 머저리라고 머리를 쥐어박아 보지만 내일도 역시 한없이 멍청한 행위들을 해대겠지. 비싼 귀 밖에 내세울 것이 없으므로 가득 차는 소리로 틀어막아 온통 감싸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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